《1분 조각》은 주체의 대상화와 함께 복수의 원본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조각’ 개념을 확장한다. 로잘린 크라우스(Rosalind Epstein Krauss, 1941- )는 『현대조각의 흐름, Passage in Modern Sculpture』(1977)의 서문에서 독일의 비평가 고트홀트 레싱(Gotthold Ephraim Lessing, 1729-1781)의 「라오콘, Laocoön」(1767)을 인용하며, 그의 연구가 현대조각을 논의하기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레싱은 조각의 본질에 관한 물음과 함께, ‘실체들을 공간 속에 배열하는 예술’로 조각을 정의하였다. 크라우스는 기존의 형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 조각의 양상에 관하여, 정지와 움직임, 포착된 시간과 흐르는 시간의 접점에 위치한 조각의 매체적 특성을 미술가들이 분명하게 의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이 작품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상황을 구축하고 현상을 조각함으로써 조각의 탈물질화를 시도한 부름은 역설적으로, 관람자의 행위를 사진과 영상으로 포착한 물질적 부산물로 《1분 조각》을 완성한다. 그리고 이 기록물 역시 조각으로 규정한다. 부름의 작업은 흔히 공간의 영역에서 사유되었던 조각을 시간과의 관계에서 고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는 짧은 시간 동안 유지되었던 관람자의 행위를 포착하여 순간을 고정하는 한편, ‘조각 되기’를 시도하고 실패하는 관람자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 지속을 기록한다.
《1분 조각》은 조각의 기록이자 조각 그 자체로서, 작가의 구상과 연출, 이를 구체화한 메모와 드로잉, 관람자의 신체, 행위, 기록이라는 다중의 층위로 구성된다. 부름은 조각을 위한 계획, 조각이 되고 조각을 보는 관람자, 조각의 기록을 모두 《1분 조각》의 일부로 포함시켰다. 요컨대 관람자의 행위를 담은 사진과 영상을 조각으로 규정하는 것은 조각의 결과가 조각의 부재를 지시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접근이다. 부름의 작업에서 각각의 요소들은 모두 독립적인 조각으로 간주되며, 이를 통해 부름은 ‘조각’과 ‘조각하다.’의 의미를 확장하고 재정의한다.